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서모씨가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를 마치고, 6월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까지 마쳤지만 25일에도 부대에 복귀하지 않자 당직사병은 밤 9시쯤 서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디냐. 왜 복귀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서씨는 “집이다”라고 답했다.
이후 서씨는 추 장관의 최모 전 보좌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보좌관은 지역대 지역장교 김모 대위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앞서 추 장관은 21일 보좌관에게 김 대위의 휴대전화 번호를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며 연락을 요구하기도 했었다. 보좌관은 “휴가 승인 안됐나요?”라며 "서씨가 불안해하니 전화를 좀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는 전화를 끊자마자 김 대위에게 서씨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문자 메시지로 남겼다. 이때 시각이 밤 9시 46분이다. 문자를 다급히 보냈는지 서씨의 이름이 오타가 났고, 보좌관은 서씨 이름을 다시 한번 전송했다.
아들 서씨는 검찰에서 “21일 보좌관을 통해 지역대장으로부터 휴가 연장 구두 승인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와 배치되는 증거가 25일 문자 메시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날 서씨가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고, 보좌관이 다시 김 대위에게 전화를 한 뒤, 김 대위가 지원반장 이모 상사에게 다시 통화를 하고 내무반까지 찾아가 “미복귀로 올리지 말고 휴가 연장으로 처리하라”고 당직병사에게 지시하고 나서야, 서씨의 미복귀 사태는 일단락 됐다.
25일 밤 보좌관이 다급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던 사실은 김 대위가 2017년 6월 당시 사용하고 있던 자신의 옛 휴대전화를 지난 12일에서야 자택에서 뒤늦게 발견한 뒤 사설 업체에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통해 알아냈다. 검찰은 수사 초기 김 대위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만 압수수색했을 뿐, 사건의 핵심 증거가 담겨 있는 2017년 6월 당시 사용하던 옛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사건 당시 유의미한 증거가 현재 휴대전화에 남아있을리는 없었다.
김 대위는 스스로 3년 전 휴대전화를 찾아낸 뒤 지난 19일 이를 동부지검에 제출했다. 사설 업체에서 포렌식을 통해 복구한 일부 문자메시지 등 기록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면서 “3년 전 휴대전화를 찾아 일부 자료를 복구해 본 결과 기존 진술은 기억에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진술서도 새로 작성해 검찰에 제출했다. 자신은 지역대장으로부터 서씨 아들 휴가 연장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 막바지에 제출된 김 대위의 이러한 새로운 증거를 모두 무시하고 28일 김씨가 사건 초기 기억이 혼재돼 있을 당시 했던 부정확한 진술들만 추 장관 측에 유리하게 선택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조계에서는 “결론을 정해놓고 수사를 하던 동부지검 입장에서는 추 장관 측 무혐의에 반하는 새로운 증거들이 뒤늦게 나타나는 것을 불편해 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 결과 최 전 보좌관은 지난 12일 김 대위와의 대질 신문과 24일 마지막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은 병가 연장 여부를 문의했을 뿐 개인 연가(정기 휴가) 연장은 문의한 적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위 역시 “개인 연가 연장을 문의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서씨 부대의 직속 상사였던 지원반장 이모 상사 역시 “기억 나지 않는다”는 진술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보좌관과 부대 관계자 누구도 서씨의 개인 휴가 연장 여부를 문의하거나 문의 받은 적은 없었지만 25일 미복귀 소동이 한바탕 일어난 뒤 서씨의 3차 휴가(6월 24~27일)는 연장이 됐다. 검찰은 “정기 휴가 사실이 관련 병사들에게 전파되지 않아 부대 운영일지 등에 지연 기재됐다”고 했다.
September 29, 2020 at 05:5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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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보좌관이 軍에 다급히 보낸 문자, 검찰은 외면했다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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