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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July 23, 2020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 정착 시기가 훨씬 오래 전이라는 증거가 나왔다 - BBC News 코리아

suriyus.blogspot.com
  • 폴 린컨
  • BBC 뉴스 과학 에디터

최근 멕시코 동굴에서 발견된 석기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정착한 시기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전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멕시코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르면 인류가 3만3000년 전부터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멕시코 중부 고지대에 위치한 치키우이테 동굴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밝혀졌다.

고고학자들은 2000개에 달하는 석기들을 발견했으며, 인류가 이 동굴을 적어도 2만 년 동안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빙하기

20세기 후반까지 북아메리카 고고학계에서는 1만1500년 전 클로비스인들이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이주했다는 설이 정설이었다.

클로비스인들의 조상은 빙하기 때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연결 지대를 건넌 것으로 여겨졌다.

‘베링 육교’로 불리는 이 지대는 빙하가 녹으면서 곧 물 속으로 사라졌다.

또한 큰 동물들을 사냥하는 클로비스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정착하면서 맘모스나 마스토돈 같이 방하기의 말기에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던 거대동물들이 멸종한 것으로 여겨졌다.

통설의 붕괴

클로비스인이 최초의 아메리카 대륙 정착인이라는 생각이 통설로 굳어지면서 그보다 이른 시대에 인류가 정착했다는 연구들은 신뢰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절하되곤 했다. 고고학자들도 더는 증거를 찾지 않았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통설에 이의가 제기됐다.

1980년에는 칠레의 몬테베르데에서 1만4500년 전에 인류가 이곳에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가 등장했다.

2000년부터 클로비스 시대 이전의 인류 유적지의 존재가 널리 인정받게 됐다. 텍사스 중부의 버터밀크크릭 컴플렉스는 1만55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 사카테카스의 동굴 입구

멕시코 사카테카스자치대학교의 시프리안 아델린과 옥스포드대학교의 톰 히검을 비롯한 연구진은 멕시코 중북부 고지대의 치키우이테 유적지에서 그보다 훨씬 오래된 인류 정착의 흔적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렸다.

“이곳은 정말 독특한 유적입니다. 지금껏 한번도 이런 곳을 본 적이 없어요.” 히검 교수는 BBC 뉴스에 말했다.

“석기의 존재는 인류가 정착했다는 매우 강력한 증거입니다.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석기라는 걸 알 수 있고 이런 석기가 무척 많아요.”

연대 판별의 기술

연구진은 3m 깊이를 판 후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1900개의 석기를 발굴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과학적 기법으로 석기와 함께 있던 뼈와 숯, 퇴적물들의 연대를 판별할 수 있었다.

첫째는 방사성동위원소 측정법으로 탄소가 일정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드는 것을 기준으로 판별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광자극발광(OSL)으로 퇴적물이 마지막으로 빛에 노출된 시간을 측정하여 판별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동굴의 퇴적물에서 DNA를 채취했다

각기 다른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해 “특히 보다 오래된 시기를 측정할 때의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였다”고 히검 교수는 말했다.

“광학 측정된 시기와 탄소 동위원소로 측정된 시기가 서로 일치합니다.” 그는 말했다.

이번 발견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인류가 최초로 정착한 시기에 대한 학계의 생각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브라질에서는 인간이 만든 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석기가 있는데 연대를 측정해보면 2만6000~3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현장이 몇몇 있습니다. 치키우이테 현장과 비슷하죠.” 히검 교수는 말했다.

“이는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고 이 시기에 속한 아메리카 대륙의 다른 현장들을 더 발굴하는 데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관점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텍사스 댈러스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의 데이비드 멜처 교수는 이번 발견이 ‘흥미롭다’고 말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석기 표본이 문화적 도구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해요.”

자연적인 과정에서 석기와 비슷한 모양의 돌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게 멜처 교수의 설명이다.

“오래도록 존재한 석기를 보면 이런 석기가 지역 내에 더 널리 퍼져 있었으리라 기대하게 됩니다. 왜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는 이런 석기 기술이 발견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들게 되죠.” 멜처 교수는 말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현생 인류를 대상으로 하면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서 기술적 문화적으로 변화했다는 증거도 기대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 동굴은 계곡의 바닥면으로부터 1000m 위에 있어요. 왜 계곡 바닥에 가까운 곳에서 정착하지 않았느냐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왜 그토록 오랜 기간 동안 인간들이 꾸준히 그곳으로 돌아왔을까요? 저는 그게 흥미롭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반복해서 거주한 흔적이 있는 현장은 드뭅니다. 뭔가 그곳에 유용한 것이 있었을 수 있죠.”

어떻게 이동했을까?

지금으로부터 2만6000년에서 1만9000년 전에는 해수면이 낮아 시베리아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건너는 게 쉬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른 시기에는 어땠을까?

“2만6000년 전보다 더 이전의 시기에 대한 최근의 데이터는 베링 육교가 사람에게 그리 매력적인 곳은 아니었음을 시사합니다. 늪이 많고 건너기가 매우 어려웠을 수 있어요.” 히검 교수는 말했다.

“저희는 아직까지 가장 그럴싸한 시나리오는 해안을 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어느 정도의 항해 기술을 사용했을 수도요.”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게 2만6000년 전으로 보이긴 하지만 당시의 인구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른 1만4000~1만5000년 전이 돼서야 인구가 현저히 늘었다.

이는 마지막 빙하기의 말기에 기온이 상승한 것과 때를 같이 한다. 당시 2~3년새 기온이 7도가 올랐다.

아메리카 원주민

연구진은 또한 ‘환경 DNA’ 기법을 사용해 동굴의 퇴적물에서 인간 유전자 물질을 탐색했다.

그러나 인간 유전자 물질의 강력한 신호를 찾을 순 없었다.

이전의 DNA 증거에 따르면 클로비스인은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나중에 아메리카 대륙에서 거주한 인간 군집과 훨씬 더 오래 전에 이곳에서 살던 인간 군집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알고자 할 것이다.

네이처 저널의 이번 호에서 히검 교수와 옥스포드대학교의 로레나 베세라발디비아는 북아미레카와 베링 육교의 42개 고고학 현장의 연대를 사용해 이곳에서 인류가 어떻게 확장했는지를 연구했는지에 대해 썼다.

그 결과 인간의 존재를 보여주는 신호는 클로비스인보다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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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3, 2020 at 01:5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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