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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9, 2020

대법원 “영상녹화물에 증거능력 부여하면 안돼” - 경향신문

suriyus.blogspot.com
2020.06.24 15:21 입력 2020.06.24 15: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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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산재 사망 근로자 유족 특채’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등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산재 사망 근로자 유족 특채’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등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진술 내용을 촬영한 영상녹화물에 증거 능력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라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과 배치된다.

대법원은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영상녹화물의 독자적 증거 능력 인정 여부와 관련된 입장을 묻자 “영상녹화물의 독자적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고 24일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기존 판례에서도 영상녹화물의 증거 능력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상녹화물의 증거 능력 인정 여부는 지난 1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 312조는 검찰에서 작성한 조서를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현재는 피고인이 검찰 조서 내용을 부인하더라도, 영상녹화물 등으로 진술 내용이 증명되고 진술이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증명되면 증거로 인정된다.

검찰은 개정 법이 시행되면 혐의 입증이 어려울 수 있고 공소 유지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사건 등을 감안해 보완책이 필요한데, 그 일환으로 영상녹화물에 증거능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법원은 “수사기관은 영상녹화물의 증거 능력 인정을 통해 영상녹화물에 의한 재판 및 조서 작성 업무 부담 경감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영상녹화물이 수사의 투명성과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수사기관에 유리한 진술 녹화제도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영상녹화물을 법정에 제출해 사용하게 되면 조서 재판보다 더 공판중심주의를 의미 없게 만드는 ‘비디오 재판’이 이뤄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또 “검사가 작성한 조서의 증거 능력이 쉽게 인정되면서 검찰에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의 수집보다는 피의자 등의 자백이나 진술에 치중한 수사 방식을 유지해왔다”며 “진술 증거라는 측면에서 조서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영상녹화물에 독자적 증거 능력을 인정한다면 자백이나 진술 위주의 잘못된 수사관행이 개선되기는커녕 외려 더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2007년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영상녹화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해당 조문이 삭제됐던 사실도 근거로 거론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8월부터 내년 2월 안에 시행해야 한다. 다만 개정안 312조는 최대 4년간 유예 기간을 둘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청와대 민정수석실 주재 ‘국민을 위한 수사권 개혁 후속추진단’ 회의에서 이 개정안을 유예 없이 시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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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4, 2020 at 01:2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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